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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끝나지 않았다. [Endless End] 신주쿠에 도착했다. 차가 밀리지 않았는지 에누리없이 3시간 만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기지개를 켰다. 후지산과 전혀다른 신주쿠의 열기가 나를 환영하는듯 했다. 사양하고 싶었지만 달리 방법이 없다. 신주쿠 뒷쪽의 한적한 골목에 자리를 잡고 앉아 배낭 속 물품들을 모두 꺼냈다. 레인커버로 배낭은 잘 커버했다고 생각했는데 중간중간 물건을 꺼내고 넣는 과정에서 빗물이 들어갔는지 물기가 없는 것이 없었다. 다행스럽게도 등산 전 캐비넷에 넣어둔 물품들은 그 피해가 없었고, 비닐봉지로 분할해서 넣어왔기 때문에 피해가 하산 당시보다 커지거나 하지는 않았다. 전자제품들도 물기가 있어서 걱정을 많이했는데 생각보다 심하지 않았다. 빨래거리들을 간이걸레삼아 물기를 닦아낸 후, 짐들을 차곡차곡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신.. 더보기
정상 바로 앞에서 [Before the Top] 8th Station을 지난 이후 추위가 온 몸을 휘감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기온이 심각하다. Aki 말대로 긴바지하나 입고 올라왔어야 했나? 바람도 추취도 점점 더해가고 있다. 이제 1시 조금 넘은 시간이다. 정상까지 얼마 남지도 않았다. 슬슬 쉬엄쉬엄 가는게 여러모로 낫겠다싶어 깔아내린 벽을 등지고 앉았다. 다시 우산을 펼쳐 앞을 막았다. 우산 하나는 정말 유용하게 써먹는다. Aki가 우산을 주지 않았다면 온 몸으로 저 차가운 바람을 견뎌야 했을거다. 생각도 하기 싫다. 초콜릿을 하나하나 까먹으며 심호흡을 했다. 눈도 잠시 감아보았다. 거친 바람소리가 귀를 때려댄다. 덕분인지 잠들 일은 없을 듯 하다. 한참을 그러고 있는데 한 외국인이 바로 옆에 자리를 잡는다. 위아래로 고어텍스로 갖춰입은게 살짝 부.. 더보기
오르다. [Climbing] 벤치에 누워 후지산행 버스티켓을 꺼내보았다. 드디어 간다. 그렇게 기를 쓰고 어떻게든 가보겠다고 이리 머리굴리고 저리 머리를 굴려댔는데 막상 손에 티켓이 들려있으니 기쁨보다는 덤덤한 마음이 더 크다. 아니 약간의 긴장감이 내 마음을 감돌고 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리라.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이어폰에서 나오던 음악이 끊기고는 익숙한 음악이 흘러나온다. 타카피의 '청춘사연' 알람이다. 기지개를 켜고, 베낭을 매고, 선그라스를 끼고 폼나게 버스터미널로 향했다. 여기저기 등산배낭을 앞에두고 거리에 자리를 잡고 앉아있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있었다. 외국인들도 많이 보였다. 운동화에 반바지, 끈나시에 선그라스 하나 낀 쿨한 백인누나부터 다듬어지지 않은 수염에 담배를 입에 문 다부지게 생긴 아저씨까지 보는 것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