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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New 교보문고



교보문고 광화문점.

근 16년 간 익숙했던 곳이 내부를 완전히 뜯어 고친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아쉽긴 했지만 전보다 좋아진다니 자주 찾는 나로서는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 반해한다고 들어주기나 하겠냐마는...-

아마 중학교 때 였을 거다. 동대문쪽으로 이사간 친구녀석을 만나기 위해 처음 잡은 약속장소가 바로 교보문고였다.

그 전까지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는지도 몰랐다.

거울로 된 천장을 바라보고선 입을 다물수가 없었다. 하지만 나에겐 수 많은 책들보다는 Hottrack의 수많은 음반들이 더 좋았다. 최신앨범들을 대부분 들어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로 종로만 가면 교보문고에 가는 건 거의 습관이었다. 주위의 영풍문고나 종로서적이 있긴 했지만 교보만큼 이용하지는 않았다.

종로서적은 좁은 통로는 물론, 계단을 이용해서 각 섹션을 이동해야 했기 때문에 공간의 답답함이 심했고, 영풍문고는 교보와 비슷한 인테리어와 컨셉이었고, 규모 자체가 교보를 따라갈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중고딩 시절의 추억이 담겨있는 장소, 교보문고가 오늘 새로 문을 연다고 해서 다녀와봤다.



예전의 분위기 있던 터널 입구는 없어지고, 바로 서점으로 들어갈 수 있는 구조로 바뀌어 있었다. 예전에는 터널을 지나 서점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내려가는게 책들의 세상으로 내려가는 듯한 묘한 느낌을 주곤 했는데 이젠 그런 맛을 느낄 수 없다는게 좀 아쉽게 느껴졌다.

정문을 열고 들어가자 전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온 천정을 차지하고 있던 거울들은 모두 없어져 있었고, 긴 복도를 통해 느낄 수 있었던 서점의 거대함은 덜했다. 내부 인테리어는 강남이나 영등포 등 다른 지점과 같은 컨셉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 쪽 공간에 있던 외국 서적들은 물론 유아, 아동, 청소년을 위한 외국서적들에 대한 접근성이 상당히 좋아졌다.

진한 나무색으로 꾸며진 외국서적 섹션은 유럽풍의 왠지 좀 고사해 보이는 분위기로 연출되어 있으면서도 다른 일반 섹션과 비슷한 형태로 책들이 진열되어 있어 익숙한 느낌을 주면서도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요즈음 아이들을 위한 조기 영어 교육이 강세인지, 청소년을 위한 외국 원어소설을 비롯한 책들이 노란벽을 타고 진열되어 있었다.


예전에 비해 규모가 굉장히 작아진 음반매장은 안쪽으로 클래식 전문 매장과 연결되어 있었다. 그 덕에 클래식 매장에 들어가 있어도 바깥의 강한 비트의 음악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유리 문 하나라도 달아 놓으면 좋을 것을....안타까운 점이다.

게다가 저 스피커는 그냥 구석에 세우자는 식으로 세워진 듯. 사람도 많고, 바깥의 소리도 뒤섞여 있어서 잘은 모르겠지만 음향을 체크하면서 위치선정을 한 것 같지는 않아보인다.

갖추고 있는 음반의 양이야 어찌되었든, 규모가 작아지면서 쾌적함을 잃은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듯 싶다. 앞으로는 신보 나오면 영풍이나 신나라 같은 음반 전문매장으로 가는게 나을 듯.


재오픈 한 교보문고 광화문점의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은 락커룸이었다. 간혹 짐이 많아 있고 싶어도 못할 때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걱정 없을 듯 하다.

예전보다 앉을 곳이 많아졌다고 신문에 나온 것을 보긴 했지만 그러기에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자리는 부족해 보인다.

하지만 서울에 살면서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니 만큼 익숙해지는 수 밖에...


그런 고로 ~ 한동안 바로드림 서비스는 광화문점만 이용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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