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t. Fuji 2012 Japan 07.11 ~ 07.15

지금. 다시. 뜬다.

새벽 3시.

여느 때처럼, 눈이 자동으로 떠졌다.

신기한 일이다. 평소에는 그렇게나 아침잠이 많으면서 여행 갈 때면 잠을 자지 않아도 온 몸의 세포들이 살아움직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마치 내 안의 무언가가 각성한 느낌이다.


배낭에 짐을 꾸리고 깔끔하게 샤워를 했다. 가벼운 복장에 배낭을 메고 첫 차를 탔다. 이른 시각에 버스를 타는 것도 참으로 오랜만이다.

새벽공기도 나쁘지 않다. 비가오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비 맞을 걱정은 필요없었다. 


지하철을 갈아타고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항상 인천공항에서 출발했었는데... 공항 규모 자체가 달라서였을까? 인천공항에 비해 아담한 김포공항의 모습이 네팔 카트만두의 그곳을 생각나게 했다. 왠지모르게 분위기가 닮아있다. 


가볍게 체크인을 끝내고 보딩패스를 손에 들었다. 



게이트에 도착했다.


유리창 넘어로 쟂빛 하늘이 비를 뿌려대고 있었다. 하지만 별 걱정은 하지 않았다. 내가 어디에 가야겠다고 맘 먹고 못간 적은 단 한 번도 없었기에.



이륙을 위해 비행기가 활주로로 이동했다. 비가 창을 때려댄다. 상관없다.


지금.


다시.


뜬다.


한 순간 굉음을 내며 덜컹거리더니 비행기가 이륙했다. 가장 좋아하는 순간이다. 

이 순간 만큼은 언제나 짜릿하다.


이륙 후 계속해서 고도가 올라가더니 어느 순간 구름위로 올라갔다. 


구름 아래 회색빛 세상과는 전혀다른 새파란 하늘, 하얀 구름이 펼쳐져있다.


또 다른 세상이다.



간단히 기내식으로 브런치를 먹었다. 맥주와 함께.


닭가슴살 샌드위치가 나쁘지 않다.


수면부족이 문제였을까? 잠시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한 20분 정도 였을까?


옆자리 아저씨의 부시럭거림에 깨어보니 창 밖으로 후지산이 보였다.


내일, 저 위에 서 있을 생각을 하니 괜시리 웃음이 났다.


날씨가 오늘만 같으면 아무 문제 없으리라.




비행기가 좌현으로 방향을 선회하기 시작했다. 하네다 공항에 거의 도착한 모양이다.


잘 정비된 일정한 간격으로 깨알같이 지어진 가옥들, 공장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네와 사뭇 다른 느낌이다.


고도가 낮아지며 기압이 바뀌면서 귀가 살짝 먹먹해진다.


이 느낌... 나쁘지 않다. 


새로운 여행의 시작을 알리는 경종같이 느껴진다.


지금 나는, 두근거리고 있다.




'Mt. Fuji 2012 Japan 07.11 ~ 07.15'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요코하마 [Yokohama]  (1) 2012.08.05
Plan B?!  (3) 2012.08.05
캡슐호텔 [Capsule Hotel]  (6) 2012.08.04
도쿄 스카이 트리 [Tokyo Sky Tree]  (5) 2012.08.04
나는 왜 후지산을 가게 되었나  (6) 2012.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