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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그저 집 하나만 포기하겠다는데...



집.

대한민국 사회 속 아주 거룩한 그 이름. 집.

난 이 나라에게 집사기를 포기한 인간 중 하나다.

집을 산다고 집값이 오른다는 보장도 없고, 집 산다고 은행에 10, 20년 씩 돈 줘가면서 살고 싶지도 않다.

그저 월세만 안내고 살 수 있는 전세방 하나면 만족이다.

집 산다고 미친듯이 돈 모아대며 불안하게 사느니 그 돈으로 여행을 가거나, 다른 무언가를 하는게 나를 위해서도, 또 미래의 나와 함께할 가족들과 더 값진 것을 갖을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 더 값어치 있다고...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한다.

돈이란 그저 먹고 살 정도와 만족할만큼의 문화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정도만 있으면 되는거다.

누군가는 내게 얘기한다. 아직 정신 못차렸다고...바쁘게 살면 생각이 단순해지는데 넌 시간이 남아돌아서 잡생각이 많아서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 거라고....

과연 그럴까? 당신이 말하는 그 단순한 생각과 생활패턴은 미래에 대한 두려움과 현실 속에서의 부대낌의 결과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지 묻고 싶다.

삶에서 적당한 노동은 확실히 필요하다. 일을 하고, 보람을 느끼고, 그 속에서 내 인생의 빛을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간과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일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며,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거다.

우리 중 이건희같은 큰 거부가 될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재벌집 자식으로 태어난 것도 아니요, 부모가 이 나라 권력의 정점에 서 있지도 않은 그저 여기저기서 볼 수 있는 서민의 자식일 뿐이다.

나는 서민이다. 당신은 당신이 서민이라는게 부끄러운가?

난 중산층도 아니다. 하층민이라 부르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이것이 내가 떳떳하지 못할 이유는 못된다.

돈이 계급을 만드는 자본주의 사회 속에서 만족하며 살 수 있는 방법.

현실의 삶에 조금은 만족할 수 있는게 가장 첫번째가 아닐까 싶다.

누구나 자신의 길을 간다. 유학을 가기도 하고, 직장을 잡고 경력을 쌓는다.

누구나 좀 더 발전된 자신과 마주하고 싶어한다.

그러나 무엇이든 로또 1등 맞듯이 미친듯이 위로 점프할 수는 없다.

그저 한 발 한 발 앞으로 조금씩 나아가다보면 어느 순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어딘가 괜찮은 자리에 서있지 않을까?

조급해하지 말자.

그저 자신의 길을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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