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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보람찬 하루 그리고...

방에 있는 모든 서랍을 뒤집어 엎었다.

책장도 엎었다.

옷장도 엎었다.

의미없이 지금껏 그저 아까운 마음에 쌓아놓았던 책들, 구석구석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잡스런 물건들, 너무 오래된 몇몇 옷가지들, 1000피스짜리 직소퍼즐까지 참으로 많은 것들이 나왔다.

녀석들...참 잘도 처박혀 살았구나....

오늘로 안녕이다.

다 버렸다. 옆집에 사는 고물상 아저씨가 좋다고 가져가겠지.

하지만 마음 한 구석이 찝찝하다.

아직 뭔가가 남아있는건가....

노트북이 눈에 들어왔다.

윈도우를 다시 깔고 세팅을 다시했다.

그동안 미뤄뒀던 일이었다.

하지만 아직도 이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노트북 옆에 가만히 누워있는 아이폰이 눈에 들어왔다.

인도 여행 이후로 홈키는 물론이고 가끔 멈추거나 어플이 자동으로 멈출 때도 있어 언제고 초기화 해야겠다 맘먹던 차에 이때다 깊었다.

초기화를 하고 팟캐스트와 어플을 모두 다시 다운 받았다.

약 270여 개의 어플과 팟캐스트 에피소드 130개를 다운 받은 후 동기화 시킨 후 어플 정리까지.

어느덧 시간이 새벽 6시.

조금은 껄끄러움이 사라진 듯 하다.

작업하는 동안 책도 한 권 다 읽었다.

왠지 모르게 진도 안나가던 요시모토 바나나의 신작 '안녕 시모기타자와'.

예전 일본에 갔을 때 봤던 시모기타자와 거리가 제목을 보는 순간 무심코 떠올라 버렸다.

많은 상점들과 사람들, 번잡했던 전철역, 그와 대조되는 너무나 조용하고 깨끗한 주택가의 한산함.

나에겐 그리운 풍경이었다.

책도 한 권 다 읽고 묵은 때를 벗기듯 방정리도 한 날이니 참으로 보람찬 하루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아직도 원인모를 무언가가 남아있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뭐엇인가 이 감각은...

더럽게 짜증나는 이 감각..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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