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12, 2011
오늘도 우아하게 호텔 부페에서 아침을 먹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한국분들이 옆테이블에서 아침을 드시고 계신다.
기회가 되면 인사나 한 번 해야겠다 싶었는데 우연히도 객실 복도에서 한 분과 마주쳤다.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신다. 트래킹하고 싶어 네팔에 왔다고 하니 남편이 잘 안다며 단 번에 나를 데리고 방으로 데려가셨다.
남편분은 서울대 산악회 회장으로 계시는 교수님이었다. 안식년을 맞아 일흔이 넘으신 자신의 은사님을 모시고 네팔에 오셨고, 오늘 한국에 돌아가신다고 했다.
고민하고 있던 트래킹 코스와 에이전시, 가이드, 포터 등 질문을 드리니 오후에 애용하는 에이전시 사장이 오기로 했으니 직접 만나보라 하신다.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히말라야.
히말라야가 나라를 먹여살린다해도 과언이 아닌 나라 네팔.
히말라야에 오르겠다고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모여드는 곳이다.
그렇다 보니 각각의 통이 있다.
일본인들을 주 대상으로 하는 통이 있고, 산악강국을 자처하는 한국을 대상으로 하는 통도 있다.
교수님께서 알려주신 곳은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곳으로 박영석, 엄홍길 대장을 비롯한 수많은 산악회들이 네팔에 오면 가장 먼저 찾는 곳이라 한다.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방을 빠져나왔다.
하루하루가 참으로 인연의 연속이로구나....
방으로 돌아와 배낭을 다시 꾸렸다.
어르신들께서는 사업차 출타하셨다.
호텔로비에서 론리플래닛 네팔 가이드북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로비에서 다시 교수님과 만났고, 에이전시 사장과 가이드 텐지씨를 소개받았다.
교수님께서는 나를 제자라고 소개해주셨고, 싸게 잘 해달라는 말도 덧붙여주셨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텐지씨는 엄홍길 대장과 함께 등반을 했었고, 한국에서 제작한 어느 다큐멘터리에 출연도 한 가이드로 네팔 내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가이드였다.
에이전시 사장으로부터 명함을 받고 교수님일행 배웅을 해드렸다.
명함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수첩 한 켠에 넣었다.
방에 잠시다녀온 사이, 리셉션 앞에 태훈이와, 혁주가 있는 것을 발견!
카톡으로 윤양을 통해 네팔 도착 시 행동지침과 연락처를 알려주었지만 잘 찾아올 수 있을지 걱정이었는데 잘 찾아온게 참으로 대견스러웠다.
자이살메르에서 본 이후 처음이니 한 4일 만의 만남이다. 몇 일 떨어져있지도 않았는데 참으로 반갑다.
마침 호텔로 돌아오신 어르신들의 체크아웃을 도와드리고 공항가시는 길을 배웅해드렸다.
이 분들 덕분에 이틀 동안 참 호강하며 보냈는데 한국가면 한 번 전화드린다는 것이 지금껏 연락 한 번 못드렸다.
사람이 이리 살면 안되는데....
다음 주에 전화 한 번 드리고 점심이라도 대접해야 겠다.
때마침 점심 때여서 였을까?
태훈, 혁주 녀석 둘 다 평양 옥류관 가자고 성화다.
네팔에 가면 꼭 가야 한다는 그 평양 옥류관.
인도에 이어 네팔에서도 함께 만난 걸 기념하자는 마음에 옥류관을 찾아나섰다.
구글맵으로 위치를 확인한 후 이동하기 시작했다.
네팔에서 가장 오래된 호텔 옆이라 찾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구수한 북한 사투리의 언니가 우리를 맞아주었다.
점심 때라 그런지 손님은 우리뿐이었다.
저녁에는 쑈도 한단다. 노래방기기는 물론 드럼, 악기가 세팅되어있는 무대도 있었다.
풍문이지만 저녁에 오면 주문한 음식이 다 먹을 때 즈음이면 서빙하는 언니들이 계속 주문할 것이 더 없는지를 물어본다고 한다.
술은 술대로, 요리는 요리대로...
빠른 테이블 회전 때문이라는 말도 있고, 매상을 올리기위한 수단이라고도 하는데 확인된 바는 없다.
가격대가 꽤나 있는지라 물냉면으로 통일했다.
아....내가 이런 냉면을 먹어본 적이 있었던가....!!!!
감칠맛나면서도 깔끔한 이런 육수는 어디서도 맛본 적이 없었다.
500Rs가 전혀 아깝지 않은 맛이다.
셋 다 마지막 국물 한 방울까지 아작을 냈다.
이 때 알았어야 했다.
이것이 먹다 망할 수도 있다는 징조였다는 것을...
점심 후, 에이전시로 향했다.
트래킹 가이드 고용 비용과 코스, 일정에 대한 얘기가 주로 이루어졌지만 확정을 할 수는 없었다.
아직 이슬이가 도착하기 전이라 불확정요소가 몇 있기 때문이었다.
모든 것은 이슬이가 온 후 다시 한 번 자체 회의를 한 후에 결정하기로 했다.
에이전시에서 한국식사가 가능한 레스토랑과 호텔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가격이 부담스러워 네팔짱으로 숙소를 잡았다.
트리플룸을 잡고 짐을 풀었다.
동행과 함께 방을 쓰는 건 처음이었다.
카주라호에서 만난 소영누나가 그랬다.
네팔에 가면 버팔로 스테이크를 꼭 먹어줘야 한다고.
그래서 저녁으로 스테이크집을 찾았다. 타멜거리에 꽤나 분위기 있어보이는 집이었고, 특히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집이었기에 그래도 기본은 해주겠다 싶어 선택해 들어간 집이었다.
결과는 최악.
주문부터 남달랐다.
보통 레어, 미디움, 웰던만 물어보는게 보통인데 고기를 몇 %만 익혀주면 좋겠냐고 물어본다.
여기까지야 꼼꼼하다 해줄 수도 있겠다.
뜨거운 불판위에 올려져 나온 스테이크는 금새 다 익어버렸고, 웰던이고 미디움이고 다 똑같이 질겼다.
아까운 마음에 접시를 모두 비웠지만 혁주는 도저히 먹어줄 수가 없다며 포크를 놔버렸다.
아.......모냐 이건...
아쉬운 마음을 펍으로 가 맥주 한 잔 들이키며 달래며 하루를 마감했다.
네팔 아이스와는 또 다른 부드러움을 보여준 로컬 맥주 에베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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