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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Nepal 05.10 - 06.08

두번째 여정의 시작

May 09, 2011 - May 10, 2011

델리 공항

언제나처럼 조금 일찍 공항으로 이동했다. 뉴델리역에서 공항 익스프레스를 탔다.
생각외로 깔끔한 객실이 인도의 변화를 보여주는듯 하다. 이제 인도와는 한동안 안녕이다.
마지막까지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기에 더욱 후련한지도 모르겠다.

너무 일찍 공항에 도착했기에 대기실로 자리를 옮겼다. 보안레벨이 우리네 상식 이상으로 높다.
대충 샌드위치에 음료로 허기를 달랬다.
네팔 가이드책을 보다가 한국사람으로 보이는 한 여인네를 발견했다.
무료하던차에 잘됐다 싶어 말을 붙여봤다.
휴가 차 인도에 왔고, 아는 사람이 있어서 개인 패키지 관광식으로 여기저기 몇 군데 돌다가 한국으로 돌아간단다.
아그라, 바라나시 그리고 카주라호 정도 돌아다녔다나....
만난지 10분만에 비행기 시간이 다 되었다면서 자리를 나에게 넘겼다.
배낭여행이 아닌 휴가로 오는 인도라...
어떤 느낌일까?
테이블 위에 짐을 수북하게 올리고 커피 한 잔을 마셔본다.

 

비행기 시간 기다리며 죽때리길 몇 시간...미친척하고 VIP라운지가서 마사지에 스파라도 받을까 했지만 녹록치않은 주머니 사정에 접기로 했다.
책을 봐도, 음악을 들어도 멍하다. 지쳤나보다. 졸리다.

어느덧 새벽 2시 반이 넘었길래 모니터를 확인했다. 체크인이 가능하단다.
'이제야 출국장으로 들어갈 수 있겠구나...'
저절로 큰 숨이 나왔다.

다시 배낭을 짊어졌다.


역시나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다.
체크인 타임인데 직원하나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다.
우리네 상식을 강요해선 안되지만 여긴 국제공항이지 않은가....
10분 정도 기다리니 항공사 직원이 하나둘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 뿐이다.
체크인 담당은 나중에 온단다.
따지기도 지쳤기에 알았다고 했다.


체크인을 끝냈다.
배낭을 수화물로 보내고, 느긋하게 출국장으로 향했다.
티켓을 손에 드니 이제 정말 인도를 떠난다는 실감이 났다.

공항 대기실.

 

비행기에 올랐다.
여느 때처럼 제일 먼저 비행기에 올랐다.
이제 조금 있으면 네팔이구나...
창밖에 화물이 실리는 걸 바라보며 조용히 잠을 청했다.


문제가 생겼다.
카트만두 기상 상태가 좋지 않아 이륙할 수 없다는 방송이 흘러나왔다.

'인도는 내가 계속 머물기를 바라는 것인가...'

비행기에 탑승한 후 장장 네 시간동안 자다깨기를 반복.
드디어 이륙한다는 기장의 방송이 나왔다.
기내의 모든 승객들이 머리위로 박수를 쳐댄다. 환호성, 탄성이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휘슬도 들려온다.
참 사람들이 잘도 참았다 싶다. 이른 아침 비행기라 다들 자기 바빴던 것일까...?
10시 20분즈음 어렵게 이륙했다.
다음 여정의 시작이다.

 

창 밖으로 보이는 산들이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말해주는 듯 하다.
안나푸르나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


공군기지를 연상시키는 아담한 건물의 카트만두 공항에 12시 도착.
셔틀버스를 타고 입국장으로 향했다.

 
비자폼을 작성하고 대기하는 중 한국분으로 보이는 두 어르신이 비자폼 작성에 어려움을 느끼시는 듯 해서 약간의 도움을 드렸다.
사업차 오신 분들이었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한 분께서 고향이 전주라고 하신다.
학연, 지연은 없어져야 할 것들이지만 타국땅에서는 사람들 사이에 꽤 유용한 연결고리가 된다.
갑작스러운 이 작연 인연 덕에 난 차까지 얻어타고 시내까지 이동할 수 있었고, 이후 이틀동안 5성급 호텔에서 묵으며-하루 숙박비 160 USD- 아침마다 우아하게 부페를 즐길 수 있었다.

짐을 풀고 너무나도 유명한 네팔짱에 가서 식사를 했다.
벌이 꽃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것처럼 카트만두 로컬 맥주 중 하나인 네팔 아이스를 반주로 삼았다.
목넘김이 부드럽다.


이 분들을 마중나온 쿠마르씨는 꽤 유창한 한국말을 구사했다.
예전에 한국에가서 일한 적이 있고, 네팔 현지에서의 사업 진행을 맡아서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친척이 래프팅, 페러글라이등 같은 레포츠 사업을 하고 있으니 싸게 해줄 수 있단다.
한 방에 모든 일이 잘 풀리는 것이 좋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불안하다.
지금 상태로만 간다면 이틀 후에 태훈, 이슬, 혁주가 들어오기만 하면 모든 준비가 끝날 듯한 분위기다.
이렇게 잘 풀려도 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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