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칼집
Rusty80
2011. 8. 5. 06:15
간혹 이런 질문을 받는다.
'넌 어떤 여자가 좋아?' 혹은 '이상형이 모야?'
얼마 전에도 비슷한 질문을 받은 듯 싶다.
너무 오랜만에 받는 질문이어서였을까?
당시 나는 적당한 대답이 떠오르지 않아 우물쭈물하며 넘어간 듯 싶다.
이미 오래전에 생각해놓은 답이 머리 속 어딘가에 있었으면서도 말이다.
한 때 이 세상 남자들은 모두 한자루의 검이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다.
검이란 쓰기에 따라 사람을 살리는 활인검이 될 수도 있고, 죽일 수 있는 살인검이 될 수도 있다.
나는 내 자신이 활인검이 되기를 바란다.
그것도 보통이 아닌 많은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강한 힘을 가진......
그런 강한 검을 보관할 수 있는, 보듬어줄 수 있는 때로는 방패막이가 되어줄 수도 있는 그런 칼집.
행여나 검의 힘이 폭주할 때 이를 제압하여 살인검이 되는 것을 막아줄 수 있는 결계를 가진 칼집.
무엇보다도 뽑혀진 검이 다시 돌아갈 곳,
칼집.
그런 칼집같은 여자.
궃이 이상형을 얘기하라면 이 정도랄까...
어차피 이상형이란 건 철저히 자신이 생각하는 아주 주관적인 기준과 희망사항일 뿐이니 큰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