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Nepal 05.10 - 06.08

아쉬움을 뒤로한체....

Rusty80 2012. 1. 1. 04:36
June 8, 2011

해가 채 뜨지도 않았는데 눈이 떠졌다. 짐을 꾸리고 게스트하우스 로비로 내려갔다.

어제 리셉션을 통해 예약해 놓은 택시를 기다리며 다시금 신발끈을 조여맸다.

얼마 후 택시가 도착했다. 배낭을 뒷자리에 싣고 공항으로 이동했다.

역시 예상대로 공항세는 없었다. 지나가는 얘기로 네팔 출국 시 공항세를 내야 한다는 말을 들었는데 지금은 폐지된 상태였다. 사실 가이드북에도 이에 대한 사항이 나와있었지만 혹시나 하는 생각에 조마조마 하고 있었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았기에...

몇 번이나 반복된 검문을 거쳐 출국 심사를 마쳤다.

 


커피 한 잔 마시며 기다리다 보딩 시간이 됐다.

셔틀 버스를 타고 비행기로 이동했다.

 


보딩 전에 또 한 번 검문이 이루어졌다. 대체 몇 번이나 해대는 건지...

 

 
델리공항에 도착한 후 점심을 먹기 위해 네팔루피를 인도루피로 환전하려 하는데 눈 앞에 보인 팻말 하나.

인도 사람만 환전이 가능하단다. 모냐 이건...

오직 인도여권 소지자만이 환전이 가능하다니 이게 국제 공항이 맞는지 의심스럽다.

배는 고프고 기다릴 시간은 하릴 없이 길다. 어쩔 수 없이 카드를 쓰기로 하고 맥도날드로 향했다. 

주문을 하고 카드를 내미니 카드는 받지 않는다는 어이상실의  멘트가 날라온다.

옆에 있는 도미노 피자로 향했다. 내가 원하는 메뉴를 알아듣지를 못한다.

적어도 스리랑카 공항도 이 정도는 아닌데... 이런 걸 보면 우리나라는 정말 좋은 나라이며 인천공항은 세계 최고의 공항이다.

인도유심으로 갈아끼우고 인터넷을 하는데 20분이 지나니 시간 종료라며 더 쓰고 싶으면 돈을 내란다.
 
델리공항. 내가 가본 공항 중 최악의 공항으로 기록될 것이다. 정이 안간다.

억울한 마음에 인도 어딘가에 있는 윤양과 카톡을 하다가 오랜만에 통화를 했다. 잠시 동안의 통화였지만 위안이 된다.

목소리를 들으니 반가움이 배다. 잔액이 얼마 없어 금새 끊어지긴 했지만 이게 어딘가...

한 푼이라도 내 돈을 이 나라에 쓰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에 작은 200ml 물병 하나로 버티다가 비행기를 탔다.


3시간의 비행은 지루했다. 기내식 또한 나의 빈 속을 달래주기엔 2%부족했지만 불평할 수는 없었다.

기본으로 나오는 뒷끝 안 좋은 라임주스외에 백주를 비롯한 음료가 제공됐다. 왠 일이지?

기내식은 짜파티를 비롯한 인도식 치킨커리가 나왔다.

시장이 반찬이다.

샐러드까지는 좋은데 얘네들 후식은 정말 별로다. 푸딩, 무스케익 뭐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다. 이 흥미진진한 기계적인 맛이란...

맛이 쓸데없이 강하다.

 

 

 

 

 

 


스리랑카 도착 후 누구보다 빨리 공항을 빠져나왔다.

공항에서부터 세 번이나 버스를 갈아타고 겨우겨우 빙기리아에 도착했다.

못해도 3시간은 걸린 듯 하다.

네팔의 번지점프, 산을 뒤로하고 나는 스리랑카에 도착했다.

왠지모를 아쉬움이 크다. 인도에서 네팔로 넘어갈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어느덧 이번 여정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기 때문이겠지.

멀리만 있어보였던 종착점이 보이기 시작했다.

조금만 더 여정을 이어갈 수 있다면...

나는 지금 스리랑카에 있다.

선생님께 큰 절을 올렸다. 무언가 미션을 끝낸 듯 한 느낌이 드는것이 왠지모를 뿌듯하다.

하지만 나는 내 마음 깊은 곳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