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Nepal 05.10 - 06.08

카트만두 둘러보기 Part 1

Rusty80 2011. 12. 26. 18:00

June 3, 2011

아침 9시, 예정대로 어제 저녁에 만났던 혜영누나와 만났다. 역시 예상대로 항공사 승무원 이라고 한다.

네팔짱에서 아침을 먹고 카트만두 둘러보기에 나섰다.

타멜에서 두르바르광장을 거쳐 남쪽의 카트만두를 거쳐 원숭이사원이라 불리는 스와양부나트로 가는 것이 일단의 계획이었다.

론리플래닛에 나온 도보투어코스를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 기본 루트였지만 시작지점이 어디인지도 확실히 모르는 상황이라 물어물어 두르바르광장을 찾아갔다.

입장권을 파는 부스가 있기는 하지만 워낙에 경비가 허술하고, 광장 자체가 번잡한 시장 안에 있기 때문에 손쉽게 무료로 들어갈 수 있다.

우리는 매표소직원의 눈을 피해 여유롭게 남쪽지역까지 무난하게 둘러보았다.

똑같은 삼단, 혹은 이단으로 이루어진 네팔식 사원과 사이사이에 있는 인도식 힌두사원, 쿠마리가 사는 곳까지.

안타까운 건 어느 곳 하나 제대로 관리되고 있지 않았다.

사람들은 사원에 자연스럽게 올라가서 앉아 담배를 피우고, 신문을 보고, 그 위에 자판을 깔고 물건을 팔기도 했다.

생활친화적 문화재 운영이라하면 할 말 없지만 최소한 원형을 잃어가는 건 막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구글지도로 스와얌부나트사원을 찍어놓고 걸어서 골목을 헤치며 걸어갔다.

인도에서는 걸어다니길 좋아하는 사람들을 -특히 여자들- 만나기가 어려웠는데 다행이다 싶었다. 뜨거운 햇빛에도 불구하고 땀을 줄줄 흘리면서 이렇게 걸어다니는게 미친 짓으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유적지를 비롯한 관광지, 시장, 주택가 사이사이를 내발로 발도장을 찍어가며 현지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피부로 느껴보는 것이야 말로 여행의 맛이 아닌가!

 


한 시간 정도 걸렸을까? 작은 동산 위에 자리잡고 있는 사원의 스투파가 보이기 시작했다.

워낙에 원숭이가 많기로 유명한 곳이라 모자의 턱끈을 조였다.

사원을 향해 계단을 통해 올라가는 동쪽코스를 이용해 사원으로 향했다. 누나는 생각외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계단에는 약한 듯 했다.

스투파가 있는 정상에 오르자 한 눈에 카트만두 시내가 보이는 전망은 나름 괜찮았다.

시원한 바람이 흐른 땀을 식혀주었고 탁 트인 시야가 더욱 시원하게 느껴졌다.


사진을 좀 찍고, 사원 옆에 위치하고 있는 Cafe de Stupa로 가서 맥주를 마시며 갈증을 없앴다.

 

 

 

 


올라올 때는 너무 일렀던 것일까? 올라오는 동안 원숭이 사원이라는 명성과는 달리 볼 수 없었던 원숭이들이 내려가는 중에는 여기저리 보이기 시작했다.

사원을 내려와 점심을 먹으러 갔다.

네팔 카트만두에 오면 꼭 가야만 한다는 그 곳, 평양 옥류관으로.

택시를 타고, 혹시 기사가 빙빙 돌면서 바가지를 씌울까봐 구글지도로 현재 위치를 확인하면서 갔다.

정말 오후시간 대 교통체증은 대단하다.

자기 혼자 올라가는 미터기가 야속했다.

어쨌든 옥류관에 도착했다. 이미 2시가 지난 늦은 점심시간이어서 인지 손님은 우리뿐이었다.

어디로 자리를 잡을까 하는데 홀은 예약이 되어있어 준비중이라면서 우리를 방으로 안내했다.

냉면과 수육을 시켰다.

북한웨이트레스는 누나에게 자신의 지인과 참 많이 닮았다며 유난히 친근함을 보였고 냉면도 비벼주는 북한 언니의 폭풍서비스까지 이어졌다.

말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나중에 내 냉면을 비벼주면서 '내가 울보처럼 생겨서 안 비벼주면 안되겠다.', '바늘 가는데 실 간다.'는 둥 폭풍 애드립이 이어졌다.

난 북한사람들 보기에 울상인건가..?? 모라 할 수도 없고...

점심을 누나에게 맛나게 얻어먹고, 숙소로 돌아와 등나무 그늘에서 잠시 쉬었다.

짧은 시간 동안 참 많이도 걸었다.

점심에 대한 보답으로 저녁은 캐나다 사람이 운영한다는 K-toi에 가서 스테이크를 썰어줬다. 로컬맥주와 함께.

꽤 유명한 집이라고 했지만 이미 스테이크는 에베레스트 스테이크 하우스에서 맛을 본 나에겐 2% 부족할 뿐이었다.

잘 모르는 승무원 세계의 속 얘기는 물론 이런 저런 얘기를 들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즐겁게 하루를 마무리했다.

비슷한 여행 스타일을 가진 사람이 동행이라면 혼자 다닐 때보다 여행의 재미가 배가될 수 있다는 걸 몸으로 체험해 본 하루였다.

내일은 화장터, 보다나트 등을 같이 둘러보기로 하고 숙소로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