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30,2011
네팔에서 하고 싶었던 것들
트래킹, 번지점프, 래프팅, 패러글라이딩, 카트만두와 포카라 투어 등등등
인도에서는 요모조모 많이 보는 것들이 중심이었다면 네팔에서는 몸으로 이거저거 가리지 않고 경험해보자는게 중심이었다.
현실은?
매일 먹고 자고 마시고 싸고 그나마 몸으로 한 것은 트래킹 하나!
이대로는 안된다.
시간은 지혼자 가고 있다. 지금껏 단 한 번도 내 사정 봐준 적 없는 놈이다.
아침부터 천정만 바라보다 벌떡 일어났다. 더 이상 누워있을 수 없었다.
일단 빨래를 했다.
어젯밤 사놓은 빵으로 아침을 대신하고 산촌다람쥐로 갔다.
오전 중에 패러글라이딩을 할 수 있는지 알아봤는지 사장님께 여쭤보러 갔다.
할 수 있고 없고가 문제가 아니라 오늘도 날씨가 문제란다. 구름의 움직임이 눈으로 보이는게 날씨가 도와주지 않는다.
이런 날 올라간다해도 산이 제대로 보이지 않을 것이니 마음에 들지 않을 것이다.
사실 패러글라이딩보다 하고 싶었던 것은 패러호킹이었다.
독수리와 함께 나는 패로글라이딩 패러호킹이라 한다. 한 영국인 패러글라이더가 우연히 부상당한 독수리를 치료해주면서 아이디어를 얻었단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동영상을 보면 정말 꼭 한 번 해보고 싶게 만든다. 독수리와 함께 하늘을 난다니...남자의 로망이 아닌가!!
독수리 오형제를 봐도 1호는 독수리고, 기타등등 어느 전대물을 봐도 항상 1호는 빨간색의 독수리를 형상으로 갖는 경우가 많다.
정말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현실!
패러글라이딩으로 유명한 에이전시를 90% 이상 돌면서 알아본 바로는 현재 파일럿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애요인이었다.
패러호킹이 가능한 파일럿은 패러호킹을 개발했다는 영국인 단 한 명이며 현재 영국에 가 있단다.
여기저기 탐문을 한 바로는 지난 번에 영국에 돌아가면서 대마를 좀 가져간 모양인데 공항에서 걸려서 마약소지죄로 감옥에 가 있다고 한다.
게다가 독수리는 네팔에서 보호관심동물로 지정되어 있어서 패러호킹 자체가 금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에이전시가 이를 소비자에게 알리지도 않았고, 론리플래닛에도 나와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신빙성이 떨어지는 얘기가 아닌가 싶다.
아쉽지만 패러글라이딩은 접기로 했다.
이제 남은 것은 번지와 래프팅 뿐이다.
그 중에서도 번지점프는 네팔 가이드북을 보는 순간부터 벼르고 벼르던 종목이다.
지금이 전 세계에 퍼져있는 번지대 중 계곡과 같은 자연물에 설치된 곳 중 최고로 높은 약 160m의 높이를 자랑한다는 라스트 리조트의 번지점프에서 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이것을 살려야 한다.
다른 에이전시를 통하는 것보다 카트만두의 타멜거리의 라스트 리조트 지점에 가서 직접 등록하는 것이 저렴하겠다 싶어 내일 오전 카트만두행 버스를 예약했다.
앞으로 일정에 대한 커다란 줄기는 세웠으니 이제 포카라 체류 마지막날인 오늘을 잘 지내기만 하면 될 터.
자전거릴 빌려 빗속을 헤치며 북쪽으로 향했다.
두르가에게 바쳐진 바쉬리 사원을 보고 올드포카라를 둘러보았다.
한산한 거리와 오래된 거물들이 여행자들이 많이 머물고 있는 페와 호수 주변과는 분위기 자체가 달랐다.
세터강 협곡은 유량이 부족할 듯 하여 제껴버리고 큰 도로로 나왔다.
우연히 오게된 올드 바자르는 여느 시장과 다름없었다. 저렴한 먹거리가 유일한 매력이랄까?
신나게 자전거를 타고 숙소로 돌아와 샤워로 땀을 씻어낸 후 페와 호수를 한 바퀴 돌아 보았다.
어제 세계평화의 탑에서 본 호수 주변에 발도장을 찍고 싶었다.
유유히 호수 주변을 자전거로 돌아보는 중 길가의 나무에서 독수리 한 마리가 번개같이 튀어나와 쥐를 낙아채는 광경이 펼쳐졌다.
역시 아직까지 야생이 숨쉬고 있는 나라다웠다. 사파리가 따로 없다.
자전거를 반납하고 ABC 코스에 위치한 롯지들에서 봤던 티셔츠를 찾아나섰다.
우리가 갔던 트래킹 코스가 새겨져 있는 티셔츠로 퀄리티도 꽤나 괜찮았던 티셔츠다.
산에서 사왔으면 이렇게 찾아헤맬 필요는 없었을 것을....
눈에 띄는 모든 가게를 뒤졌지만 나오지 않는다. 역시나 허탕이다.
여행중 물건을 살 때는 눈에 잡히는게 나왔을 때 사야한다.
포카라의 마지막 식사를 위해 수진이와 서울뚝배기에 갔다.
삼겹살을 주문했다. 마무리는 어제맛본 콩국수!
역시 맛이 으뜸이다.
서울뚝배기에 대해 약간의 사족을 달자면 사모님이 직접 주방을 맡아서 보시면서 관리를 하고 계시다고 한다. 전라도 김치맛이 나서 여쭤보니 역시나 전라도 출신!
한국대사관과 연계해서 활동도 하고 계시고 여러가지 현지 정보도 친절히 알려주시니 포카라가 초행이라면 한 번 가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단, 패러글라이딩과 같은 액티비티는 이 곳보다는 현지 에이전시를 이용하는 것이 더 저렴하다.
기분좋은 과식이다.
고기도 산촌다람쥐와 비교할 때 이쪽이 더 상급이다.
포카라의 마지막밤은 삼겹살과 함께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