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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d of Road

100만 년 만에 야구장에 가다. with 정선생

마지막으로 야구장을 간게 언제였더라....

군대가기 전이었나?

군대 전역했을 때는 시즌이 이미 끝나있었고, 다음 시즌이 시작할 때는 전주에 있었다.

그 해 방학 때는 갑작스레 일본에 갔었다. 어물쩡 시간은 흘러흘러 지금껏 가야지 가야지 하다가 못 간 곳이 야구장이다.

벼르고 벼르던 야구장을 예매까지 해가며 드디어 다녀왔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태풍은 밀려오고 빗방을은 오다말다, 심기 불편한 하늘은 성질부리기 바빴다.


<야구장 앞에서...>


<티켓 - 2010.09.01 두산 vs SK 잠실 3연전의 첫 날>

어떻게든 응원단상 앞에 한 번 앉아보자는 마음으로 자리를 잡았다.

역시 요새는 지식인 보다는 블로그들이 정보가 괜찮은 듯.

참고로 말하면 우리 자리는 206구역 중간쯤 이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207구역 아래쪽이 참 좋아보인다. 

단상과 가깝기도 하고, 치어걸 언니들과 함께하기 참 좋은 자리인듯 하다.

경기도 경기지만 역시 야구장은 치어걸과 응원단장은 빠질 수 없는 부분이기에...


느린 셔터 스피드, 따리는 줌기능과 화각...역시 DSLR이 필요하다... 있었다면 좀 더 괜찮은 것들이 나왔을텐데...

점점 IXUS 890i의 한계를 느낀다. 한 때 최고라 생각했건만..


<자리에서 내야를 바라보며 한 컷>


<외야도 한 컷>

자리를 잡고 KFC에서 사온 치킨을 정선생과 함께 뜯기 시작했다. 20분 만에 사라져버린 치킨과 어느새 바닥을 드러낸 콜라.

배를 채우고 나니 빗방울이 하나 둘 나를 때려대기 시작했다.

사실 집을 나오면서 심상찮은 바람과 하늘 때문에 경기가 취소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했었다. 그래서 5회 안에 취소되면 우천시취소로 환불받을 것이니 그냥  야구장 온 거에 대해 의미를 두면 될 것이라 생각했다. 야구장와서 9회까지 경기는 못봐도 잠깐이나마 기분도 내고, 돈도 굳히고...1석 2조가 될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러나 비는 지 맘대로 오다 말다를 반복했다. 우산을 펴고 접기를 몇 번....이 상태라면 9회까지 충분히 갈 듯했다. 장대비가 쏟아지지 않으면 취소되지는 않을 것이란 생각에 잠시라도 우산접고 편히 보자는 마음으로 비를 피해 위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편히 앉을 자리는 없어보였지만 경기장 전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탁 트인 느낌은 좋았다.


<비 피하며...>

6회 였던가? 경기 중반이 지나면서 두산 선발 히메네스는 경기 초반부진과 2실점을 남겨둔 채 마운드를 임태훈에게 넘겼다. 분명 임태훈 선발 라인업일 건데 김감독 뭔 생각으로 내보낸건지 알 수 없었지만 그래도 간만에 보는 입장에서는 Thank you very much~일 뿐.


<멀리서 디지털줌 16X로 찍어 본 임태훈 투구모습>

이후 매 회마다 새로운 투수를 투입하는 두산.

그러나 막판 9회 1실점.

SK는 선발 카도쿠라를 시작으로 안정적인 마운드를 보였고, 수비에서도 깔끔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오늘 본 두산은 지금까지 본 경기 중 가장 루즈해 보였다.

이미 결정된 플레이오프 진출 확정이 가장 큰 이유지 않을까 싶다.

과연 플레이오프 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잘 풀리지 않는 두산타선에 답답하기도 했고 결국 3대0으로 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재밌게 응원하고, 소리지르며 놀았으니 만족이다.


이젠 나도 유니폼 하나 살 때도 된 거 같긴 한데 과연 언제 살지는 나도 모르겠다.

맨날 다음 다음 하는게 언제까지 일지는 누구도 알 수 없을 듯.

누구 나한테 유니폼이랑 모자 선물해 줄 사람 없소?